기록
우면산
ahoygil
2020. 8. 4. 20:34
며칠째 매일 비가 내리고 있다.
휴대전화의 날씨 앱은 앞으로 10일 동안의 날씨를 보여주는데, 고장이 의심될 정도로 하루도 빠짐없이 비 또는 천둥과 번개가 표시되어있다. 하늘은 매일 어둡다. 이렇게 비가 온 다음날도 흐리면 뭔가 억울하다. 그것도 전날 폭우가 쏟아졌으면 더욱 아쉽다. 다행히 지난 7. 25.에는 전날 내린 비 덕분에 공기가 맑아진 것인지 하늘이 참 깨끗했다. 그날 오후 아내와 함께 우면산에 갔다.
우면산은 '오른다'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한 높이(해발 293m)지만,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. 이번에 택한 길은 예술의전당 뒤 대성사 옆에서 출발해서 완만한 언덕을 따라 사당역까지 갈 수 있는 코스(약 4km)였다. 나무가 우거진 덕분에 그늘이 많아서 낮에도 덥지 않았다. 정상을 거치지 않아서 아쉬울 법도 했는데, 가끔 나무 사이로 이렇게 확 트인 전경이 갑자기 나타났다.
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곤 공사 중인 방배그랑자이 뿐이었는데도, 왠지 이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. 새파란 하늘 때문인지, 유난히 가시거리가 좋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. 어쩌면 짓고 있는 저 아파트가 탐이 나서 그랬을수도 있다. 2020년 서울 서초구에서 새집에 살 수 있다니, 그것도 2020년 시공능력평가 4위에 빛나는 GS건설이 지은 곳에서... 부질없는 생각이었다.
힘이 빠져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.
2020. 7. 25. 방배3동, 서울